전문醫에서 법조인된 `7인 이야기`
기사입력 2010.12.26 16:58:47 | 최종수정 2010.12.26 19:40:1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그는 변호사인가, 아니면 의사인가?"

국가자격증 하나 따기도 힘든 세상에 그 어렵다는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의사를 접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렵게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다시 의사로 변신한 사람도 있다. 두 자격증을 살려 의사와 변호사, 두 직역을 종횡무진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의사자격증을 갖고 변호사가 된 사람은 모두 28명. 이 가운데 고달픈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뒤 다시 변호사로 직업을 바꾼 전문의 출신은 모두 7명이다.

왜 이들은 이렇게 힘들게 세상을 사는 것일까. 2006년까지 9년간 보건소 등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으로 활동해온 김연희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는 "적성을 찾아서"라고 답했다. 그녀는 "일을 하는 데 적성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며 "변호사가 된 뒤 다양한 분야에서 역동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촉망받는 내과 전문의였던 이동필 변호사(연수원 34기)는 "전문성을 살려 의료사고 피해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싶어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의사를 천직으로 알고 적성에도 맞았지만 공중보건의로 교도소에서 근무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의사로서 전문성이 법률 분야와 접목되면 환자 권익 보호는 물론 의료산업 선진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국내 한 명뿐인 내과 전문의 출신 변호사다.

전문의 자격증을 갖고 각각 `전문의 1호 판사`와 `전문의 1호 검사`가 된 사람도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노태헌 판사(연수원 30기)와 목포지청 강보경 검사(연수원 37기)가 주인공이다.

노 판사는 서울대 의대에서 가정의학을 전공한 전문의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의료전담 판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의 출신 1호 판사다.

노 판사는 "의료 지식은 폭행 상해와 같은 형사사건은 물론 국가유공자 판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전문지식이 융합될수록 해당 분야 발전이 앞당겨지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인 강 검사는 목포지청에서 의료전담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검사는 "의료사건은 기본적으로 법률적 잣대로만 처리하기 힘든 게 많다"며 "전문성을 발휘해 의료 수사를 체계화하고 선진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으로 그는 동료 검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있다.

오채근 변호사(연수원 39기)와 박영만 변호사(연수원 36기)는 변호사와 의사를 동시에 개업하고 있는 변호사ㆍ의사다. 법률상 동시 개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변호사는 두 직업이 주는 장점을 모두 만끽하고 있다.

오 변호사는 요즘 보람을 두 배로 느끼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의사로서 다양한 자문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법률 전문가로서 법정신의학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예방의학 전문의인 박형욱 변호사(연수원 39기)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문의 자격증과 보건학 박사학위를 딴 뒤 변호사를 거쳐 의대 교수로서 전문성을 적극 발휘하고 있다.